통풍은 더 이상 외국인들만의 질환이 아닙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통풍 환자가 급증하면서 한국인의 생활습관과 유전적 특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인에게 통풍이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는지, 어떤 식습관이 영향을 미치는지, 유전적 요인은 어떤지, 최신 통계와 함께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원인: 한국인 통풍 환자 급증의 배경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0년 이후 매년 증가해 2023년 기준 약 55만 명에 달했습니다. 특히 40~60대 남성 환자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통풍 환자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에는 생활습관 변화, 비만 인구 증가, 단백질 섭취 증가,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식단이 과거보다 서구화되면서 붉은 고기, 해산물, 술 섭취가 늘어났고, 이는 요산 수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또한 만성 피로, 수면 부족, 카페인 과다 섭취 등도 간접적으로 통풍 발병에 영향을 미칩니다. 더불어 과거보다 체중 증가율이 높고, 운동량은 줄어드는 현대인의 패턴도 고요산혈증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인의 높은 음주율도 통풍 환자 증가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주와 맥주를 자주 섭취하는 중년 남성층에서 통풍이 많이 발생하며, 이들은 단백질 위주의 안주와 함께 과음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같은 습관은 요산 수치의 급격한 상승을 유도하고, 결국 통풍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식습관: 한국인의 밥상과 통풍의 연결 고리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밥, 국, 반찬의 형태로 식사하며, 김치, 된장국, 멸치볶음 등 짭짤하고 발효된 음식을 자주 섭취합니다. 이러한 식단은 기본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높고, 최근에는 고기 중심 식단이 결합되며 퓨린 함량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곱창, 내장탕, 등푸른 생선, 홍합, 새우 등은 퓨린 함량이 매우 높은데, 한국에서 흔히 즐기는 음식입니다. 문제는 이런 음식들이 "건강식" 또는 "보양식"으로 여겨져 통풍 환자들도 자주 섭취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삼계탕이나 장어구이 같은 고단백 음식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은 줄 수 있지만, 요산 수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어 통풍 환자에게는 적절한 제한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는 간장게장, 젓갈류, 찌개류 등 염분이 높은 음식 섭취도 많은데, 이는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해 요산 배출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쌀밥 위주의 탄수화물 과다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요산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풍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선 전통 식단을 현대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채소와 과일 위주의 저염식 식단, 단백질 섭취는 저지방 위주, 가공식품과 당류 섭취 제한이 핵심 전략입니다. 무작정 "적게 먹기"보다는 "똑똑하게 먹기"가 중요합니다.
유전: 한국인의 통풍 체질, 있을까?
통풍은 후천적인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유전적 요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가족 중 통풍 환자가 있는 경우, 통풍에 걸릴 확률이 2~3배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요산을 배출하거나 분해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예: SLC2A9, ABCG2)의 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에서 요산 수치가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ABCG2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사람은 요산 배출 기능이 떨어져 고요산혈증이 쉽게 유발됩니다. 이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통풍 예방을 위해 조기 검진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유전적 영향은 단순히 발병률뿐 아니라 약물 반응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로푸리놀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HLA-B*5801 유전자형은 한국인에게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며, 이에 따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합니다. 이런 유전적 특성을 고려해, 통풍 환자는 약물 복용 전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통풍은 "체질"로만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족력과 유전적 특성이 뚜렷한 경우 예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생활습관 개선뿐 아니라, 개인의 유전적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관리가 중요한 시대에 들어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국인은 고유의 식습관과 사회문화적 특징 속에서 통풍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음주 문화, 서구화된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유전적 요인까지 겹치는 경우 통풍 위험은 더욱 높아집니다. 그러나 조기 검진, 식단 개선, 생활습관 관리, 필요한 경우 유전자 검사까지 병행한다면 통풍은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나의 식습관과 가족력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것이 건강한 관절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