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은 오랫동안 중년 남성에게만 흔한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여성 통풍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과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통풍 발병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여성 통풍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을 호르몬 변화, 식습관 및 다이어트, 그리고 진단과 관련된 문제점까지 전반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호르몬: 여성의 요산 수치를 조절하는 열쇠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호르몬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호르몬은 체내 요산 수치를 낮추는 데 관여하며, 여성의 통풍 발병률이 남성보다 낮았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면, 요산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능도 함께 저하되어 통풍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폐경 후 여성의 통풍 발생률은 폐경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하며,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 통풍 위험이 더 커집니다. 최근 국내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여성 통풍 환자는 10년 전보다 약 2.5배 증가했으며, 이는 고령 인구 증가와 더불어 폐경기 이후의 호르몬 변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일부 여성은 호르몬 대체요법(HRT)을 통해 폐경 증상을 완화하지만, 이 치료 역시 요산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보충이 요산 배출에 일시적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며, 심혈관계 질환 위험 증가와 같은 부작용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여성에게 있어 통풍은 단지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과 대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결과입니다. 따라서 폐경기 전후 여성은 정기적인 요산 수치 검사를 통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이어트: 지나친 체중 감량이 불러오는 위험
많은 여성들이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반복하면서 통풍 발생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단기간 단백질 고섭취, 탄수화물 제한, 수분 부족이 결합된 저탄고지 식단은 요산 수치를 높이는 주요 요인입니다. 다이어트 중 체내 지방이 급격히 분해되면 케톤체가 생성되는데, 이는 신장 기능을 억제하고 요산 배출을 방해합니다. 여기에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까지 겹치면 요산 농도가 혈중에 급격히 상승하며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폭식-절식’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요산 대사가 불안정해지기 쉽습니다. 또한 단백질 파우더, 닭가슴살 중심의 고단백 식단 역시 과도하게 섭취하면 요산 생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여성들은 보통 근육량이 적고 기초 대사량이 낮기 때문에 남성과 같은 고단백 식단을 적용했을 때 부작용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이어트 보조제, 이뇨제, 비타민C 과다복용 등도 요산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감량을 원한다면 단기적인 목표보다는 장기적인 영양 균형과 수분 섭취,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진단: 여성 통풍, 오진되기 쉬운 이유
여성 통풍은 진단 자체가 남성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여성에게 통풍이 드물다고 여겨지는 고정관념이 아직도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여성은 통풍이 전형적인 발가락 관절이 아닌 손목, 무릎, 발등 등 다양한 부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관절염으로 오진되기 쉽습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은 류마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섬유근통 등 다양한 관절 질환의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통풍 발작을 이와 혼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통풍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잘못 진단되어 적절한 치료가 지연되는 사례도 많습니다. 또한 여성 통풍 환자는 통증 민감도가 다르고, 염증 반응이 비교적 완만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증상이 경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요산 수치가 높은 상태를 방치하게 되고, 결국 만성 통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혈중 요산 수치뿐 아니라, 관절액 검사, 초음파, 이중에너지 CT(dual-energy CT) 등을 활용해 요산 결정체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가족력이나 고위험군(폐경기, 비만, 당뇨 등)이 있는 경우라면 초기 증상이라도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여성 통풍은 더 이상 드문 질환이 아닙니다. 호르몬 변화, 잘못된 다이어트, 진단 지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발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인 검진과 요산 수치 관리, 균형 잡힌 식단과 수분 섭취만으로도 예방과 조기 치료가 가능합니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요산 수치와 관절 건강을 꾸준히 점검해보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지름길입니다.